북한이 중국으로부터 항공편으로 코로나19 관련 방역 물자를 받아간 것으로 보인다. 어제 5월 17일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고려항공 소속 항공기 3대가 전날 오전 중국 랴오닝성 선양공항에 도착한 뒤 물품을 싣고 같은 날 오후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항공기에는 화물만 실린 것으로 파악되었는데 코로나19와 관련된 의약품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임 주중 북한대사 조차 북한으로 복귀를 하지 못하게 할 만큼 국경을 강력하게 봉쇄했던 북한으로서는 이례적인 항공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한은 중국의 시노백 백신 300만회 물량을 거부했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만회 물량도 부작용의 우려가 있다며 거절했다.
당시 북한이 국제사회의 도움의 손길을 거부하는 이유는 백신 종류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는데 앞서 북한은 화이자나 모더나와 같은 mRNA 백신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mRNA 백신은 냉장 유통과 물류가 필수여서 낙후된 북한에서는 제 효과를 내기 어렵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하자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량부 대표단이 긴급히 중국으로 건너가 시노백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제약사 시노백과 접촉해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요청했고, 시노백 측에서 백신을 무료로 지원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단 소식통은 “1차로 들여온 중국산 백신이 몇 명분인지는 극비여서 아무도 모른다”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5월 14일, 코로나19 유행 상황과 관련, “중국 당과 인민이 악성 전염병과의 투쟁에서 이미 거둔 선진적이며 풍부한 방역 성과와 경험을 적극 따라 배우는 것이 좋다”면서 중국과 방역 협력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중국 외교부 또한 “중국은 북한의 코로나19 퇴치에 협력을 확대 할 용의가 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5월 16일 기준 전국적으로 약 27만 명의 유열자(발열자)가 새로 발생했으며 6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누적 유열자는 148만 3060여명이며 사망자 총수는 56명으로 집계되었다.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평안북도의 군 간부 소식통을 인용, “이달 초부터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신의주에 자리한 국경경비대 제31여단 군인들에게 중국산 코로나 왁진(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백신 접종은 31여단뿐만 아니라 평안북도, 자강도 등에 주둔 중인 국경경비대와 휴전선 부대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접종은 북중 간 국경 초소와 전연지역 초소에 근무하는 군인들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접종률은 1% 미만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북한은 새로운 변이의 진앙지가 될 위험이 높은데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보고서를 통해 유통이 수월한 경구용 치료제가 북한의 코로나19 해결을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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