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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매버릭 스포일러 없는 리뷰와 비하인드 스토리!(스크롤 압박 有)

by 1972 trist 2022. 6. 25.

top gun maverick
Top Gun: Maverick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기다렸던 영화, 탑건 매버릭이 드디어 개봉했다. 미국에서 1986년에 탑건 오리지널이 개봉되었고, 한국에서는 1987년에 개봉되었으니, 탑건 2편 매버릭이 약 36년 만에 개봉한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지만 그 당시 영화를 봤던 사람들이라면 이번 매버릭의 첫 장면을 보자마자, 가슴이 웅장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탑건 매버릭이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이 ‘탑건 효과’이다. 1986년에 탑건이 미국에서 개봉했을 때 많은 젊은이들이 군 입대를 했다고 한다. 해군 연구소의 ‘Proceedings’라는 잡지에 의하면 예년보다 2만 명이 더 그해 군 입대를 자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해군의 신병 모집자들이 탑건을 상영하고 있는 영화관 앞에서 테이블을 펼쳐 놓고 해군 자원을 독려하기도 했다. 국방부가 탑건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해군도 증가했지만, 공군도 증가했다는 것인데 탑건은 공군이 아니라 해군이다. 미국 군사체계를 잘 모르는 젊은이들이 탑건의 전투기를 보고 공군으로 착각한 것이다. 해군 파일럿의 경우 항공모함에서 시작과 끝을 맺기 때문에 움직이는 항공모함에 이착륙을 한다는 것은 활주로가 워낙 짧아서 그야말로 고도의 집중력과 비행 기술을 요할 수밖에 없다. 

 

 

탑건의 공식 명칭은 ‘Navy Strike Tactics Instructor Program’이다. 1969년에 미국 샌디에이고 북쪽에 있는 ‘Miramar’에 설립이 되었으며 설립이 된 이유는 베트남 전쟁 때문이다. 베트남 전쟁 때 미국이 전투기 조종사들을 굉장히 많이 잃었다. 그래서 미국 정부에서 Frank Ault 해군 대령에게 미국이 전투기 조종사들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조사하게 했는데 그 이유가 미국의 공대공 미사일 시스템, 그리고 특히 해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작전 수행 능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격추전, 즉 ‘도그 파이팅’(dog fighting)이 가능한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만든 프로그램이 바로 탑건이다. 그리고 현재는 1996년에 설립된 ‘Naval Strike Air and Warfare Center’로 통합되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러한 해군 영화를 이렇게 멋지고 규모 있게 만들려면 해군과 국방부의 협력은 필수적일 것이다. 1986년에 탐건 오리지널이 제작될 때 국방부가 전폭적인 협조를 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항공모함이라든지 전투기라든지 전투기 조종사들과 해군 장병들이 전부 다 동원되었으니 말이다. 당시 탑건의 배경이 되었었던 ‘미라마르 에어 스테이션’(Miramar Air Station)을 포함해 항공모함 5대를 빌려주기도 했다고 한다. 

 

F-14 Tomcat
F-14 Tomcat

 

그리고 F-14 ‘톰캣’(Tomcat)을 비롯한 F-5 ‘타이거’(Tiger) 또는 A-4 ‘스카이호크’(Skyhawk) 등 총 24대를 빌려주었다고 한다. 물론 공짜로 빌려준 것은 아니다. 제작사에서 약 180만 달러의 랜트비를 내고 빌린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F-14 톰캣 한 대 가격만 해도 38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것을 보면 그렇게 비싼 랜트비는 아닌 듯싶다. 당시 탑건의 총 제작비가 1500만 달러였다고 하니 어찌 보면 거저 빌려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탑컨 매버릭에도 마찬가지로 미 국방부와 해군이 전폭적인 협조를 해주었다고 한다. 해군 시설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군 전투기도 대여를 해주었고 그리고 탑건 매버릭에서 주로 나오는 F/A-18 ‘슈퍼호넷’(Super Hornet)과 헬리콥터 내부에도 촬영이 가능할 수 있도록 카메라를 설치하게 해 주기도 하고,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에도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한다.  

 

해군들이 심지어 배우들을 위해서 해군 훈련까지 시켜주었다고 하는데 이 훈련이 너무 혹독해서 다들 죽을 뻔 했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 훈련이 너무 힘든 관계로 여배우 한명은 제외되었다고 한다.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다크 스타’(DARKSTAR)를 보는 순간 필자의 입에선 그냥 탄성이 절로 나오고 있었다. 무슨 스타워즈에 나오는 우주선 같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정말 외계인을 고문해 군 장비를 만드는 것이 틀림없다. 이 다크 스타를 제작한 기업도 이번 탑건 매버릭 제작에 협조했는데 바로 미국 최대 방위 산업체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이다. 사실 록히드 마틴은 1964년에 SR-71‘블랙버드’(Blackbird)라는 정찰기를 개발한 적이 있다. 

 

이 정찰기를 개발한 팀이 록히드 마틴 안에 있는 ‘스컹크 웍스’(Skunk Works)라는 그야말로 기밀 연구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팀이 얼마나 괴물 같은 팀이냐면 F-117 나이트 호크(Night hawk) 스텔스라든지, F-35라든지, F22 랩터(Raptor) 등이 전부 스컹크 웍스에서 나온 것이다. 당시 블랙버드라고 불렀던 SR-71은 이미 은퇴한지 오래고 이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는 SR-72가 아마도 내년 즈음에 나올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영화에 등장했던 이 다크 스타가 내년 즈음에 나올 SR-72의 컨셉 모델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영화를 찍을 때 록히드 마틴의 엔지니어들과 영화 제작팀이 협업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한다. 그래서 빅스크린에서 보여주었을 때 어떻게 하면 다크 스타가 가장 멋있게 보일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을 두고 제작진과 록히드 마틴은 굉장히 많은 협업을 했다고 하는 후문이다. 일종의 방산업체의 제품 광고인 것이다.  

 

SR-72 다크 스타
SR-72

 

이렇게 국방부, 해군, 록히드 마틴까지 나서서 영화 제작에 도움을 주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사실 미국이 최근 군인을 충원하는데 굉장히 어려움을 격고 있다고 한다. 현재 미국의 현역 군인 숫자가 130만 명 정도 되는 데 여기에서 전역하는 사람들을 감안한다면 매해 15만 명 정도는 상시 충원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병력 충원이 쉽지 않은데 17세에서 21세 사이의 미국 젊은이들 숫자가 약 2060만 명 정도 되는데 군인이 되기 위한 이런저런 조건과 입대의사를 따지게 되면 실제로 군대에 입대할 수 있는 사람들은 2%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어찌 보면 이번 기회에 군 입대 붐(탑건 효과)을 확실하게 일으켜 보겠다는 생각도 있는 듯 보인다. 그런데 또 중요한 것은 왜 하필 이 시점에서 탑건 속편이 나왔는지가 의문이다. 

 

1986년 탑건 오리지널이 나왔을 때로 돌아가 보면, 이 영화가 나왔을 때의 대통령은 미국의 40대 대통령, 로날드 레이건이다. 민주당 지지자이면서 레이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레이건 데모크렛’(Reagan Democrat)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레이건을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미국의 자존심과 영광을 찾아준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1960년대와 70년대 미국을 보면 사실, 흑역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민권 운동으로 인해서 불거진 인종차별의 민낯이 드러나기도 했고, 백주대낮에 대통령(존.F 케네디)이 암살을 당하는 일도 있었으며 게다가 베트남전에서는 완전히 패배했으며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닉슨)이 물러나고, 그리고 오일 파동으로 경제도 망가지고 한마디로 미국의 60~70년대는 미국의 체면이 완전히 구겨진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반해서 숙명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소련은 그야말로 승승장구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때는 또한 사회주의 정권이 세계의 많은 국가에서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가 공산화 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던 시기였다. 이렇게 자존심고 구기고, 두려움까지 들던 와중에 레이건은 “LET’S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선거 슬로건을 들고 나왔던 것이다. 

 

레이건 대통령 때 들어서 미국은 대대적으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방향을 바꾼다. 규제를 많이 풀어서 기업들이 활발하게 활동을 할 수 있게 하고, 반면에 노조는 분쇄해버렸다. 외교 정책에 있어서도 공산주의에 대해 매우 강경한 정책을 취하게 된다. 국방비 또한 엄청나게 증액하고 말이다. 

 

top gun original
top gun original

 

여튼,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공산주의, 사회주의 블록은 무너지고 소비에트 연방도 결국은 해체되었다. 탑건은 그 와중에서 나온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승리한다는 미국인의 자존감 회복을 위한 영화로 말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미국이 힘이 좀 빠졌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계속 치고 올라오고 있고, 또 미국은 경제력뿐만 아니라 군사력에 있어서도 이젠 한물 간 것이 아니냐는 의심과 더불어 조롱을 받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때는 ‘우리는 우리 갈 길 혼자 간다’며 이제부터 세계의 경찰 노릇은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사실 미국인들의 마음속에는 무임승차하는 동맹국들이 얄미운 것이지 미국이 더 이상 세계의 리더를 안 한다는 소리는 좀 서운하게 들렸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작년 가을에 있었던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경제적인 어려움 등 1970년대 말 80년대 초 미국인들이 느꼈었던 좌절감 또는 상처 입은 자존심보다 아마 지금이 더 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바로 지금 이 영화는 미국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이번 탑건 매버릭하고 탑건 오리지널하고는 굉장히 비슷한 요소들이 많이 보이는데, 첫 번째로 군에 대한 경외심 또는 존경심이 아주 여실히 드러난다. 베트남전에서 용맹스럽게 싸우다 쓰러져간 매버릭의 아버지 얘기가 전편에 있었다면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절체절명의 시기에 드러나는 동료애라든지, 희생정신 등이 굉장히 돋보인다. 그리고 또 볼 수 있는 것이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가부장적인 가족에 대한 가치이다. 

 

 

전편에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매버릭의 아버지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이번 편에서는 매버릭이 예전에 사망한 자신의 친구 ‘구스’의 아들인 ‘루스터’에게 어떻게 보면 아버지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강하고 희생정신이 있는 아버지의 모습과 가족의 가치, 이것이 사실 레이건 시대인 1980년대에서 추구했던 가치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기에도 미국인들은 이러한 가치를 굉장히 원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공화당이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매버릭 자신이 미국인등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미국인이라는 것이다. 자유롭고, 도전정신이 강하고, 용맹스럽고,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며, 그리고 그 어떤 경쟁에서도 거의 져본 일이 없지만, 설사 진다고 하더라도 깨끗하게 승복을 하고 그 다음 기회를 생각하는, 이것이 바로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미국인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탑건 메버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중요한 것은 파일럿이다”라고 말하는 부분이었다. 최첨단 5세대 전투기와 그리고 기술과 경험이 쌓인 베테랑 전투기 조종사가 몰고 있는 구형 전투기 톰캣의 대결을 굉장히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했다. 탑건 팬이라면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지만, 정말 이 영화에는 아주 많은 오마주가 존재한다. 그냥 탑건 오덕들을 위한 영화라고 보면 된다. 직접 다 말해주고 싶지만 참는다.   

 

top gun
필자는 개인적으로 탑건은 남자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단언컨대 이 영화는 우리 남성들을 위한 영화다. 그렇다고 해서 마초스러운 영화라는 말은 아니다. 그냥 남성성이 극대화되서 나오는데 이것이 부정적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그야말로 매력적으로 표현되는 영화인 것이다.

 

암튼, 탑건 오리지널을 봤고, 탑건을 좋아하거나, 탑건 오덕이거나, 밀덕이거나 또는 남자라면, 반드시 보는 것을 추천한다. 정말 감동의 눈물을 흘릴 것이다. 참고로 탑건 오리지널을 보지 않았다면 먼저 오리지널을 본 후 매버릭을 보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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