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이번에 처음 나온 얘기는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 때도 없애려는 시도가 있었고, 실제로 힘을 상당부분 빼 버리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이 되면서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 부처를 없애버릴 명분이 있었고, 그렇게 되면 비난도 상대적으로 적을 테고, 그래서 기대가 많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예상과는 달리 여성가족부를 없애지는 않았다.
여성가족부는 왜 폐지되어야 할까? 공정을 위해서, 사회 분열을 막기 위해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중에 여성가족부가 폐지되어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단체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비용 조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는 일이 없이, 고유 업무도 없이 오직 국가와 사회의 비용만 발생시키는, 그리고 정부 부처라기보다는 국가 예산을 쓰는 시민단체에 가까운 단체다.
여성가족부는 실제로 고유 업무가 딱히 없다. 그래서 ‘가족’이라는 글자를 붙였다, 뗐다 하는 것도 그 이유이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유효한 성과를 올린 일을 찾을 수가 없다. 2021년 여성가족부의 성과 보고서를 보면 시작부터 이런 것들이다. ‘평등 의식과 문화의 확산’ 그 내용을 보면 학교와 미디어에서 성평등 교육을 강화했다는 내용인데,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국민들이 필요성을 느끼는 일을 한 것이 아닌, 어떤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 아닌, 여성가족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들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것을 솔직히 성과라고 볼 수가 없는 것이다.
2021년 여성가족부의 주요 성과 중에 ‘생애 주기별, 대상별 양성평등 및 폭력예방 콘텐츠’를 만들어서 청소년, 청년은 물론 영 유아에게까지 배포했다고 하는데, 영 유아에게 대체 무엇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인지 필자는 이제 두려울 지경이다.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이니 자신이 범죄자가 아니라고 해명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그 교육을 말하는 것인가? 여튼, 성과라고 부르는 것들이 모두 이런 것 들이다.
그 외에 이런 것도 있다. ‘디지털 성범죄 대응체계 구축,’ 사실 이러한 범죄 대응 업무는 경찰에서 하는 것이지, 여성가족부의 업무는 아니다. 여성가족부가 무슨 권한과 무슨 전문성으로 이러한 업무를 한다는 것일까? 올해 2022년 계획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대중매체 차별 개선을 위한 양성평등 모니터링을 지원한다’고하는데, 쉽게 말해서 ‘TV나 유튜브를 보면서 불편해 할 사람을 찾는다’는 얘기다. 또한 ‘학교에서의 평등교육을 확산한다’라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는 것인지 역시 두려움이 앞선다.
‘생활 속에 평등문화를 확산한다’ 또는 ‘공무원대상 성인지 교육을 강화한다’고 하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이 역시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이므로 자신은 가해자가 또는 범죄자가 아님을 해명할 의무가 있다는 교육이다. 경찰, 교사, 군인, 공무원들, 안 그래도 분기, 반기 마다 끌려가서 ‘여러분은 범죄자입니다’라는 그 교육받고 오는 것이 싫어서 미치겠다고 난리들인데, 이것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여가부의 성과고, 여가부의 목표이며, 계획이라는 것이다.
국민들은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데, 오직 자신들만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활동을 하면서 대부분의 선량한 남성들을 억압하고, 불편하게 하고, 범죄자 취급하고, 거기에 국가예산, 즉 국민들의 세금을 쓰면서 성과 같지도 않은 것들을 성과라고 홍보한다면 이러한 조직의 존재 의의가 대체 무엇일까?
지난 1월에 김부겸이 방송에 나와서 여성가족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말을 했다. “여가부가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러나 정작 어떠한 공을 세웠는지는 말은 못하고, 그 예시로 든 것이 ‘호주제 폐지’다. 호주제를 폐지해서 우리 역사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한다. 이보다 앞서서 작년 7월에 여성 가족부 장관이 직접,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국민적 열방에 대해서 입장문을 낸 적이 있는데, 거기서 예시로 든 것도 호주제 폐지다. 호주제 폐지 등 평등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실 어떻게 보면 호주제 폐지는 여성가족부의 가장 큰 업적이며, 필자 또한 호주제 폐지에 이의는 없다. 그런데 호주제 폐지를 언제 했을까? 지나도 한참 지난, 2005년이다. 어떤 정부 부처가 자신의 부처의 하는 일을 물었을 때, 17년이 지난 일을 예시로 들어야 한다면, 그런 부처는 폐지되는 것이 마땅한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여성가족부를 무지성으로 감싸는 목소리는 참으로 답답하게만 들린다. “여성 가족부는 예산이 정부 전체 예산의 0.24%에 불과하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0.24%, 즉 1조 5천억 원에 이르는 예산이 얼마 안 된다?? 세금을 내는 국민들이 여성 가족부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데, 보편적인 국민들이 20년 가까이 없애자고 요구 중인데도 1조 5천억밖에 안되니까 그냥 내버려 두자??
예산을 보는 시각이 이 모양이니, 5년 만에 나라 빚이 1000조를 넘어가는 것이다. 쓸모없는 곳에는 단 100원도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이 세금이고, 예산 아닌가? 게다가 따로 ‘성인지 예산’이 1년에 30조 원이 넘는다. 그리고 여성가족부의 존재 이유라며 들이대는 통계지수들도 대부분 왜곡되고, 해석의 오류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상식의 있는 사람이라면, 대한민국의 성평등지수가 세계에서 110위를 벗어난다. 또는 제3세계, 제4세계 국가들보다 떨어진다는 말을 듣는다면, 이것은 무언가 잘못된 해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2016년에 통계청에서는 ‘통계 바로쓰기 공모전’ 이라는 것을 개최했다. 우리 주변에서 통계를 오용하거나 왜곡하는 사례를 찾아내고, 올바른 해석 방식을 제시하는 공모전인데, 2017년 제2회 통계 바로쓰기 공모전의 수상작은 여성가족부와 그 계통 단체들이 주로 가져다 쓰는 허위통계를 지적한 보고서가 대거 입상했다. 이 중에서 격려 상 수상작 중 5개, 3위 수상자 5개중 3개, 그리고 1등 수상작마저 ‘특정성별 취업 통계의 편향적 이용사례,’ ‘남성의 범죄 성향에 대한 통계 해석 오류,’ ‘세계 성 격차 보고서의 외곡,’ 그리고 ‘남녀 임금격차 통계의 오류’를 주제로 다뤘다.
통계청조차 ‘한국은 성 격차가 크다,’ ‘한국은 특정 성별만 강력범죄의 대상이다,’ ‘한국은 특정성별이 취업에서 차별 받는다,’ ‘한국은 특정성별이 남성에 비해서 임금을 적게 받는다,’ 등의 주장의 근거가 되는 통계들이 모두 해석의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안타깝지만 이 공모전은 2회를 끝으로 다시는 열리지 않았다. 결국 여성가족부와 여기에 붙어서 살아가는 단체들의 생태계는 통계를 왜곡하면서까지 자신의 존재의 정당성을 주장해야하는 생태계인 것이다. 여성가족부의 필요성, 존재 이유 등을 따지고 보면 모두 여성가족부와 그 생태계에서 만들어낸 것들이 대부분이다.
정작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자신의 자리에서 노력하는 절대 다수의 여성들의 입장에서 할당제 타령, 잠재적 가해자 타령이나 하는 부류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당당하고 독립적인 여성들의 노력과 능력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 여성가족부라는 것이 누구를 위한 집단일까? 과연 국민의 절대 다수인 일반 여성이 그 필요성을 느끼고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아니, 필자는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가족부는 여전히 하는 일은 없고, 오직 사회의 분열을 조장하는 기능,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고 꿈꾸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마땅히 존중 받아야하는 여성 개인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역할만 하는 집단이라면, 그리고 그 집단이 국민의 피 땀 눈물인 세금으로 운영이 된다면, 그런 집단은 없어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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