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을 제외하고 최고로 화제를 모은 스포츠 선수를 고르라면, 헝가리 쇼트트랙 형제인 ‘리우 샤오린 샨도르’와 ‘리우 샤오앙’ 선수를 꼽을 수 있다. 중국의 억울한 편파판정으로 금메달을 빼앗겼지만, 심기일전해 다시 금메달을 얻어낸 그 스토리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이 두 선수가 인터뷰에서 한국을 언급해 큰 화제가 되었다. 심지어 올림픽이 끝나고 당분간 한국에서 살 것이라 하는데 도대체 어떤 이유로 이들이 한국행을 택한 것일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대한민국 선수들을 제외하고 제일 기억에 남는 선수를 딱 한명만 꼽자면, 그 선수는 바로 ‘리우 샤오린 샨도르’ 선수다. 산도로 선수는 헝가리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의 멤버인데, 동생인 ‘리우 샤오앙’ 선수와 함께 헝가리의 쇼트트랙 종목을 책임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쇼트트랙 변방국이었던 헝가리를 이 두 선수가 지금의 위치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그런데 샨도르 선수의 자랑은 스케이팅 실력뿐만 아니었는데, 준수한 외모와 상당한 끼를 가지고 있어 스포츠 선수들 중에서도 많은 인기를 가지고 있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경기 시작 전, 윙크를 하는 모습으로 사람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기도 했었다. 그 때문에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신스틸러(scene stealer)로 한국에서도 매우 유명 했다.
그의 이런 행보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이어졌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그 특유의 제스처와 밝은 모습을 이번 베이징에서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스케이팅 실력도 여전히 좋았는데 거의 모든 종목에서 유력한 메달리스트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런 그에게도 고난이 찾아오는데, 그 사건은 얼마 전 전 세계 사람들을 분노케 했던 중국의 쇼트트랙 편파판정 사건이다. 샨도르 선수도 이를 피해 갈 수 없었다. 남자 1000m 결승에서 어이없는 실격패로 중국에게 금메달을 빼앗긴 헝가리 선수가 바로 이 샨도르 선수였다.
샨도르 선수가 이 경기에서 실격당한 덕분에 그의 동생인 샤오앙 선수가 동메달을 받긴 했지만, 이 두 형제는 중국의 판정이 어이없었는지 내내 허탈한 웃음만 지었다. 그럼에도 형제는 실력으로 중국을 이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결국 동생인 리우 샤오앙 선수가 남자 쇼트트랙 500m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만다. 정말 완벽한 결말이었다. 수많은 해외 네티즌들은 이 두 형제의 서사에 큰 관심을 보였는데 하지만 더욱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경기가 끝난 뒤에 있었다.
이 헝가리 형제가 인터뷰 도중 올림픽이 끝나면 한국에서 머물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다. 물론, 이 둘이 평창 올림픽 이후에 한국 팬들도 많이 생기고, 자신들이 한국에 대한 애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직접 한국에 머물겠다는 소식은 조금 놀라 웠는데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형인 샨도르 선수 때문이었다. 사실 샨도르 선수는 한국에 거주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과거 라식 수술을 위해서 부산을 방문해 진료를 받고 간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비시즌 기간에 검진도 받을 겸, 또한 한국의 생활도 즐길 겸, 다시 한 번 한국을 방문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몇몇 해외 네티즌들은 여기에 의문을 품고 있는 모양이다. 샤오앙, 샨도르 형제는 헝가리인 이지만 아버지가 중국인인 중국-헝가리의 혼혈인데, 아시아 국가로 진료를 받으러 가는 것이라면 아버지의 국가였던 중국으로 가는 선택지도 있었을 텐데 왜 굳이 한국을 선택했냐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런 의문을 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한국의 우월한 의학 기술력이 널리 알려진 것도 한몫 했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중국이 믿을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제 모든 사람들이 깨달은 것이다.
이 헝가리 형제들도 중국이 비록 아버지의 국가였지만 자신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던 나라를 두 번 다시 방문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샤오앙 선수가 처음 한국을 방문했던 것도 아마 평창 동계올림픽 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과 다르게 그에게 고통을 남기지 않았으며 오히려 좋은 모습만을 보여 주었다. 호응 좋고, 관람 매너가 좋았던 한국인 관람객들의 만족스러웠던 평창의 선수촌 시설들 까지 전부 그에겐 호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그도 유독 한국인 팬들에게 더욱 애정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자신을 보러온 한국 팬에게 꽃을 선물하며 팬서비스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SNS로 소통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 이러한 그의 마음이 그를 다시 한국으로 인도하게 된 듯싶다. 사실 국가의 이미지란 것이 별게 아니다. 제3자가 그 나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어떠한 감정을 갖고 있는지, 이런 것들이 모여서 한 국가의 이미지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하지만 그것이 가져오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관광, 제품, 산업 등 국가 GDP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에 각 나라는 이 국가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이다. 올림픽 역시도 이런 요소들 중 하나인데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만큼 자국을 홍보할 수 있는 다른 찬스를 찾기도 힘들다. 그 때문에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는 최대한 선진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게 되는데 그러나 중국은 이런 기회를 스스로 차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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