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는 여러 가지 화학 물질 등에 의한 DNA의 열화에 의해 생기게 된다. 그래서 노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노화를 일종의 ‘질병’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즉 DNA의 상태를 회복시킬 수 있다면, 노화라는 병을 치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DNA를 회복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기술은 바로 ‘줄기세포 기술’인데, 예전에 과학자들은 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매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줄기세포로 변화된 세포의 상태가 완전히 젊어져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세포의 DNA에 부착된 화학 성분들이 모두 사라졌으며, 세포의 수명을 결정짓는 ‘텔로미어’(telomere)의 길이도 회복되어 있었다.
이것은 정말 깜짝 놀랄만한 발견이었지만, 이를 우리의 몸에 적용시킬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없었다. 그 이유는 이러한 방식으로 세포를 젊게 만들려면, 우리 몸의 모든 세포를 모두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변화시키지 않고, 그냥 젊어지게 만들 수만 있다면, 우리의 몸을 젊게 만들 수 있는 약의 개발로도 이어질 지도 모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유도만능줄기세포가 만들어지는 시간에 주목했다. 보통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우리의 세포를 ‘야마나카 인자’에 50일 동안 담가놓으면 만들어지게 되는데, 참고로 야마나카 인자는 4개의 유전자(Oct4, Sox2, Klf4, cMyc)로 이루어진 유전자의 특수한 조합을 말하며, 이는 이미 분화를 마친 체세포의 시간을 되돌리는 유전자 조절 단백질이다. 이 야마나카 인자를 이용하면, 우리 몸의 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과학자들은 야마나카 인자의 세포를 담가놓은 시간을 50일 이내로 한번 조절해보기로 했다.
*야마나카 인자-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일본의 줄기세포 연구자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발견한 특별한 유전자 조합으로, 성숙한 세포의 특정 유전자를 재조합해 미성숙한 세포로 만들면 세포의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는 놀라운 현상을 배양접시 위에서 실현해낸 놀라운 발견이다.
이를 위해 과학자들은 먼저 50대 연령의 피험자의 피부에서 피부세포를 채취했다. 그리고 이 피부세포를 야마나카 인자에 담가놓은 다음 시간대별로 실험을 진행했는데, 실험 결과는 13일 동안 야마나카 인자에 담가놓은 피부세포에서 아주 놀라운 변화가 발견 되었다. 세포의 기능과 상태는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면서 세포의 DNA만 30년 정도로 젊어져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피부의 탄력과 관련되어 있는 ‘콜라겐’의 생산 능력도 훨씬 더 증가되어 있었다.
추가적으로 과학자들은 이 피부세포에 의도적으로 상처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그 결과는 젊어진 세포가 기존의 세포보다 훨씬 더 빠르게 상처를 회복하는 모습도 관찰되었다. 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와 백내장과 관련된 유전자도 젊어졌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세포의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세포를 완전히 젊어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처음으로 증명된 순간인 것이다.
이제 과학자들은 세포가 젊어지게 된 정확한 메커니즘과 세포의 정체성을 유지시켜준 유전자를 특정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 몸의 다른 세포들도 똑같이 젊어지게 만들 수 있는지도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과학자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세포를 재구성하지 않으면서 젊어지게 만들 수 있는 약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만약 이러한 약이 개발된다면, 인류의 수명은 역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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