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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을 지구에 떨어뜨리겠다는 러시아.

by 1972 trist 2022. 5. 3.

 

하루에 지구를 16바퀴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 이곳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우주인들이 머물고 있는데 대부분 러시아와 미국의 우주인들이다. 지난 10년간 국제우주정거장에 가려면 항상 러시아의 우주선 ‘소유즈’(Soyuz)를 타야 했다. 물론 미국의 우주인도 말이다. 

 

international space station
International Space Station(ISS)

 

그 이유는 2011년에 미국의 우주왕복선들이 모두 퇴역했고 소유주 외에는 안전하게 사람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우주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최근에는 ‘스페이스X’(Space X)의 ‘크루드래곤’(Crew Dragon)을 타고 우주인들이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자주 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현재로서는 소유즈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마자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온갖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고, 여기에는 기존에 같이 협력하기로 했던 우주 프로그램들도 제한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보니 러시아에서 즉각 반응이 나왔는데 러시아 우주국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러시아와 그대로 협력하지 않는다면 국제우주정거장의 러시아 모듈을 분리시켜서 우주정거장을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들겠다.”

 

 

 

실제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러시아의 모듈은 정거장의 궤도를 유지해 주는 부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듈을 없애버리면 국제우주정거장은 그대로 지구에 떨어지게 된다. 국제우주정거장은 단순히 여러 나라가 힘을 모아서 만든 정거장이 아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넘어서 우주에서 이루어진 자유민주 세력과 공산권 세력의 화합, 그리고 협력의 장이라고 볼 수 있다. 

 

1957년에 최초로 발사된 러시아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Sputnik 1)와 1961년 러시아 우주인 ‘유리 가가린’(Yuri Gagarin)이 세계 최초로 우주로 나가면서 당시 미국과 소련은 군비 경쟁에 이어서 우주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이렇게 서로 달에 사람을 먼저 보내기 위해 무한 경쟁이 시작되는 때에 미국 내에서 이렇게 경쟁만하지 말고 소련과 협력해서 함께 달에 사람을 보내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체제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던 당시에는 이러한 의견은 바로 무시 되었고 결국에는 미국이 먼저 인류를 달에 보내는 것을 성공하면서 체제 경쟁에서 승리하게 된다. 

 

send humanity to the moon
소련보다 미국이 달에 인류를 보내는데 성공한다.

 

이때 미국은 상당히 우쭐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소련을 만만하게 볼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우주 기술에 있어서 소련도 엄청난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이렇게 소련과 계속 경쟁할 것이 아니라 함께 협력해서 더 큰 무언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당시 시대적 배경 또한 ‘협력’이라는 단어가 급부상할 때였으며 그런 이유로 1971년부터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좋아지고 또 유럽에서도 서방과 공산권의 관계가 좋아지기 시작할 때였다. 

 

그렇게 미국의 나사와 소련 우주국의 협조 끝에 1975년 미국의 아폴로 우주선과 소련의 소유주 우주선, 이 두 개가 우주에서 도킹하게 된다. 이름 하여 '아폴로 소유즈 프로젝트,'(Apollo Soyuz Project) 이렇게 도킹한 우주선의 해치가 열리면서 소련의 우주인과 미국의 우주인이 서로 악수를 하는데 이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 되었고 냉전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로 피로해진 전 세계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장면이 되었다. 

 

 

 

이후로도 계속되는 우주 개발은 경쟁과 협력으로 함께 이루어졌고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젝트’와 소련의 ‘미르 우주정거장’ 등의 많은 성과가 나왔다. 그러던 중 1991년 소비에트 연방, 즉 소련이 붕괴 되었고 이와 동시에 냉전도 끝이 나고 소련은 러시아가 되었는데 때마침 서울 88올림픽 이후 대세는 화합과 평화였다. 

 

이 기조에 맞춰 미국은 유럽, 캐나다, 일본과 준비 중이던 국제우주정거장 프로젝트에 러시아도 합류 시키게 된다. 그리고 1998년 러시아 화물모듈 ‘자랴’(Zarya)를 시작으로 하나씩 하나씩 레고를 조립하듯이 모듈들이 장착되어서 지금의 국제정거장의 모습이 되었다. 

 

International Space Station module assembly
국제우주정거장은 각각 모듈방식으로 조립되었다.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국가의 예산과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모듈들이 하나씩 하나씩 차곡차곡 연결된 국제우주정거장을 러시아가 과연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을까? 필자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월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 대부분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그리고 전쟁이 쉽지 않게 흘러가다보니 민간인들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심지어 이제는 핵무기를 언급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스타링크’(Star Link)를 부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만약 러시아가 외교적으로 거의 완전히 고립된다면 국제우주정거장도 추락시킬 가능성은 점점 더 커져갈 것이다. 

 

 

그런데 이 국제우주정거장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우주는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협력하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고 또 국제우주정거장은 지구인 모두가 함께 협력해 일을 해 나갈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며 우리 인류 모두를 친구로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은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곳이다. 왜냐하면 모든 우주 비행사와 과학자들이 탐험하고 배우는 공통의 목표가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 우주 비행사, 스콧 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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