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주요 언론사에서 일회용 종이컵에 커피를 마셨는데 알고 보니 ‘미세 플라스틱’ (nano plastic)폭탄이다. 또는 종이컵에 뜨거운 음료를 넣어 마시면 미세 플라스틱 폭탄을 먹는 것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의 연구진이 발표한 내용으로 환경 분야에서 50년 이상 역사를 가진 ‘환경과학과 기술’이라는 저널에 발표된 SCI급 논문이다. *SCI(Science Citation Index) 논문- “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라고 말하며 하나의 논문이 아니라 기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 저널에 실린 모든 논문을 뜻한다.
그런데 정말 종이컵에 커피를 마시면 미세 플라스틱 폭탄을 마시는 것일까?
연구진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2개의 플라스틱 소재를 이용했는데 하나는 ‘나일론 백’과 또 하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커피를 타서 마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회용 종이컵을 이용해 실험을 해보았다. 참고로 종이컵이 플라스틱인 이유는 종이컵의 안쪽 표면이 (LDPE)라는 플라스틱으로 코팅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커피 컵에 각각 100℃의 초순수(매우 순수한 물)와 상온의 초순수를 담아 이 샘플들을 상온에서 약 20분 동안 보관했으며 나일론 백에도 90℃의 초순수와 22℃의 초순수를 담아 약 1시간 동안 보관하는 실험을 했다. 이 실험은 그냥 보기에는 매우 간단하게 보이지만 사실 매우 까다롭다. 왜냐하면 초순수를 사용해야만하고 여기에 불순물이 들어가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하면서 또한 실험기구 등에 옮기는 과정 등에서 분순물이 조금이라도 들어가게 된다면 실험 결과는 엉망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실험결과는 당연하겠지만 고온에서 훨씬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 입자들이 검출되었으며 일회용 종이컵 역시 마찬가지였다. 먼저 상온의 나일론 백에서는 물 1L에 무려 24조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들이 검출되었으며 역시 나일론 백에 담긴 90℃의 물 1L에서는 더 많은 35조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검출 되었다. 다음으로 일회용 종이컵에서는 상온에서 2조 8천억 개, 100℃에서는 5조 1천억 개가 검출되었다.
연구진은 일회용 종이컵을 재사용하는 경우를 가정해 실험을 한 번 더 해보았는데 결과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은 줄어들기는 한다. 그런데 100℃기준, 1회 재사용 시 1조 6천억 개, 2회 재사용 시 2조 2천억 개로 다소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 가급적이면 일회용 종이컵은 다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여기서 미세 플라스틱의 개수가 아니라 농도로 보면, 마찬가지로 나일론 백의 경우 90℃에서 무려 20ppm 수준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들이 검출되었다. 상온에서는 0.02ppm이니까 약 100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일회용 종이컵의 경우에는 100℃에서 0.71ppm 수준으로 나일론 팩이 일회용 종이컵보다 미세 플라스틱 개수와 농도가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 인체에 얼마나 해가 되는 것일까?
김승규 인천대 해양학과 교수는 이 질문에 대해 “아직 인체에 대한 미세 플라스틱의 영향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하는데 솔직히 이 말은 아직 모른다는 말과 다름없다. 왜냐하면 통제해야 할 변수들이 너무나 많아 연구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0℃의 뜨거운 커피가 담긴 일회용 종이컵에 약 5조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있다는 것은 실험을 통해 알려졌지만 그 커피를 마신다면 5조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고스란히 인체에 쌓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 중 상당수가 소변으로 배출될 수 있으니 말이다.
또 소변으로 배출되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의 양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그 전에 인체에 미세 플라스틱이 얼마나 쌓여있는지를 확인한 후 일회용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마신 다음, 특정 시간 간격으로 체내의 미세 플라스틱이 증가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소변 후 체내의 잔여 미세 플라스틱의 양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 자체가 쉽지 않다고 한다. 피를 뽑아서 측정하는 방법도 정확하지 않다. 그렇게 되면 내장에서 흡수되는 미세 플라스틱을 간과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인체를 독성이 있는 플라스틱의 실험체로 사용한다는 것은 연구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인류는 1907년에 플라스틱을 최초로 만들었다. 플라스틱이라는 소재를 사용한지는 아직 1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110년 정도로는 그 소재가 인체에 어떠한 해를 끼치는지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물론 상식적으로 플라스틱 입자가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인체에 쉽게 흡수되고 이것이 쌓이게 되면 독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2018년 성균관대 정창범 연구원은 미세 플라스틱이 될수록 생물에 대한 독성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가 연구한 생물은 플랑크톤 이었으며 같은 해 미국 앨라배마대 연구진도 따개비를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 시키고 성체인 홍합이 될 때까지 지켜본 결과 홍합이 유전자 변형을 일으킨 것을 확인했다. 미세 플라스틱이 플랑크톤이나 홍합같은 미생물 또는 작은 생물에게는 해가 된다는 것은 연구로 알아냈지만, 아직 인간에게 얼마나 해가 되는지는 정확하게 모른다는 것이다.
플라스틱이 만들어진지 11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인류는 이미 미세 플러스틱을 엄청나게 많이 먹고 있다. 수돗물뿐 아니라 맥주, 그리고 생수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많이 있다고 이미 밝혀졌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해가 될 지는 다시 말하지만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아직 모른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강찬수의 에코 파일에서 “미세 플라스틱 얼마나 위험한지 몰라서 더 걱정스럽다”라는 기사가 나올 정도니 말이다. 그런데 얼마전 한국의 김진수 박사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 섭취가 자폐 스팩트럼 장애 유발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 연구 결과로 인해 전 세계의 이목이 한국의 연구진에 집중되고 있다. 다들 미세프라스틱이 인체에 해로울 것이라고는 알고있었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연구결과가 나온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일명 ASD라고도 부르는 이 장애는 복합적인 발달장애를포괄적으로 이르는 용어다. ASD는 또 다른 말로 광범위성 발달장애(PDD)나단순하게 자폐증이라고도 한다. 또한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용어도 사용되는데, 이것은 언어지체 증상이 없는 어린이나 성인의 자폐증을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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