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rsonal opinion

더 마블스에 캐스팅된 박서준 그리고 케빈 파이기의 폭탄발언.

by 1972 trist 2022. 1. 18.

최근 마블의 차기작 ‘더 마블스’(The Marvels)에 한국의 배우인 ‘박서준’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전 세계가 마음을 졸이며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얼마 전 마블 스튜디오 CEO, ‘케빈 파이기’(Kevin Feige)가 폭탄 발언을 했다. 

The Marvels
더 마블스

기생충으로 전 세계에 얼굴을 알린 배우 박서준, 그가 마블의 차기작 더 마블스에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누리꾼들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요즘 유독 한국인들이 마블영화에 많이 진출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마블과 한국의 관계에 특별한 무언가가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하기도 한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한국의 과학자 ‘헬렌 조’를 연기한 ‘수현’과 ‘이터널스’에서 길가메시 역을 맡은 ‘마동석’에 이어 이제는 한국의 박서준까지 마블 영화의 주연을 차지한 것인데 이에 대하여 모두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마블은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한류스타를 확보하고 그들을 활용한 콘텐츠를 생산해내려 한다’라고 말이다. 

 

그런데 일본은 자국의 배우에 관심을 갖지 않는 마블의 캐스팅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일본인들이 마블이 자신들을 차별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즈음에 마블 스튜디오 최초이자 유일한 한국계 스태프인 ‘앤디 박’이 이들을 더욱 충격에 빠뜨렸다. 앤디 박은 2010년부터 마블 스튜디오에서 일하며 이후 개봉하는 모든 영화에 참여한 디렉터였는데, 최근 그가 모 방송에 출연해서 한 발언이 화제를 모았다. 

 

앤디 박은 ‘마블과 일하려면 먼저 미술에 대한 기본기가 있어야 한다. 인체해부학 구조도 알아야 하며 우수한 디자인 감각도 요구된다’라고 말했는데 또 중요한 것은 바로 캐릭터들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는 마블이 왜 일본이 아닌 한국 배우와 스태프들과 함께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간접적으로 얘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이 방송을 본 일본의 누리꾼들이 앤디 박을 비판하고 나섰다. 마블 스튜디오에서 비쥬얼 총괄을 맡고 있는 한국인 앤디 박보다 마블 코믹스의 신입 일본이 편집장 ‘아키라 요시다’가 마블 내에서 더 대단하고 자랑스러운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를 잠자코 지켜보던 마블이 ‘허프 포스트’(HUFFPOST) 라는 언론에 갑자기 충격적인 소식을 전하게 되는 데, 그 내용은 아키라 요시다는 일본인이 아니다 라는 것이다. 이를 본 일본의 누리꾼들은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마블 코믹스의 신입 편집장은 일본인이 아니라 ‘C.B 시벌스키’(C. B. Cebulski)다. 이렇게 일본인들이 주장한 아키라 요시다는 시벌스키의 필명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그는 일본과 아무 관련이 없는 백인 남성이다. 즉 이러한 일본인들의 주장이 모두 틀렸다는 것이 드러나 버리게 된 것이다. 백인 남성을 일본인으로 둔갑시키려고 한 행동을 두고 전 세계인이 일본을 비판했지만, 이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일본인들의 뻔뻔한 반응이었다. 

 

C.B 시벌스키
C.B 시벌스키

그들은 오히려 시벌스키를 향해 왜 일본 필명을 쓰느냐고 따지거나 그것은 심각한 ‘문화적 전유’(文化的 專有) 라고 말했으며 심지어 인종차별이 아니냐는 말까지하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드러낸 것이다.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마블 CEO와 임원들은 더 이상의 말을 아끼고 있었는데 하지만 일본인들이 적반하장도 모자라 마블을 향해 일방적인 비난을 하자, 결국 마블 스튜디오의 CEO인 케빈 파이기가 직접 나서게 된다. 

 

*문화적 전유(文化的 專有, cultural appropriation) 혹은 문화적 도용(文化的 盜用)이란, 다른 문화나 정체성의 구성원이 하나의 문화나 정체성의 요소를 채택하는 것이다. 이것은 지배 문화의 구성원들 소수 문화를 도용(전유)할 때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카메라 앞에 선 마블 스튜디오의 CEO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 출신 배우와 스태프를 고용한 것은 그들이 마블과 적합한 뛰어난 재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폐쇄적인 문화만을 강조하는 사람들과는 파트너가 될 수 없다’라고, 말이다. 이는 거의 마블 CEO가 직원들에게 일본인들을 채용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말을 들은 일본은 발칵 뒤집혔다. 불과 수십 년 전만해도 아시아에서의 허리우드의 타깃은 당연히 일본이었으니 말이다. 과거 영화 산업 시장은 한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수준이었으며 미술이나 영상 또한 일본과 한국의 격차는 컸기에 사실상 한국을 상대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마블 스튜디오의 CEO가 ‘우리는 지금 충분히 능력 있는 인재들이 많다’라고 말하며 일본과는 완전히 선을 그어 버린 것이다. 나중에 가서는 일본인들이 왜 그래야만 했던 것인지 그 속사정까지 관심을 받게 되었다. 

 

자국의 영화에 자부심을 갖는 것, 여기까지는 좋다. 그러나 자신들의 문화만을 존중하는 일본인들의 특성은 문제가 있다. 이런 특성이 다시금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자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자국의 문화를 존중받으려면, 다른 나라의 문화도 존중해야한다는 것을 일본은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12년 세계를 놀라게 한 어벤져스가 일본에 개봉했을 때의 일이 흥미롭다. 어벤져스가 북미와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2012년 4월~ 5월에 개봉할 때 일본에서는 유독 늦은 8월이 되어서야 개봉을 하게 되었는데 당시의 포스터의 카피 문구는, ‘일본이여 이것이 영화다’였다. 

 

오즈-덴오-올라이더: 렛츠 고 가면라이더
오즈-덴오-올라이더: 렛츠 고 가면라이더

이 문구는 일본의 대표적 특촬물인 ‘가면라이더’의 40주년 기념작 ‘오즈-덴오-올라이더: 렛츠 고 가면라이더’의 포스터 카피 문구인 ‘세계여 이것이 일본의 히어로다’라는 것을 패러디한 것인데 이를 두고 일본의 한 평론가가 ‘토인 이것이 문명이다 와 무엇이 다른가? 이것을 생각한 것이 일본 배급사라서 슬프다’라는 말까지 할 정도였으니 이것이 일본이 얼마나 과거로부터 헤어 나오지 못하고 아직까지도 자국의 문화를 최고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인 셈이다 

 

이후 어벤져스는 일본에서 개봉한 지 일주일 만에 ‘사토 타케루’ 주연의 ‘바람의 검심’에 밀려나 버리고 만다. 그와 함께 마블도 더욱 결심을 굳히게 되는데 이렇게 지나친 자국중심문화주의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일본인들의 특성과 행동을 보니 절대로 이들과는 함께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지난해 마블 코믹스가 ‘태스크마스터스 #3’에 새로운 히어로를 등장 시켰다. 그 캐릭터의 이름은 ‘태극기’ 말 그대로 한국인 캐릭터였는데 흰색 슈트에는 태극 문양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으며 어깨와 벨트 등에 ‘건곤감리’ 4괘가 그려져 있었다. 당시 마블의 세계관에서까지 등장한 한국인 캐릭터는 이를 본 전 세계인들로부터 놀라움을 자아냈는데 이때도 유독 일본 누리꾼들은 냉소와 비웃음을 보였다. 

 

차기작 더 마블스에 배우 박서준이 캐스팅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지금, 마블 측은 ‘국가별 마블 팬 비율을 따져보면 한국 팬 비중이 월등히 높고 훌륭하다. 영화에 등장하는 한국인 캐릭터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K-POP에 이어 드라마와 영화, 이제는 마블까지 사로잡은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문화 산업을 선도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