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별들이 떨어지고 있다. 러시아군의 장성들이 사살 되거나 직위를 박탈당하고 있는데, 공격적인 행보를 거듭하는 푸틴이 ‘분노조절 장애’라는 정신질환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작은 한발의 총성이었다. 지난 3월 3일 러시아의 ‘안드레이 수호베스키’ 소장이 우크라이나군의 저격수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한 것이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강제 합병할 당시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을 받은 영웅이어서 모스크바 수뇌부의 충격은 더 컸다. 그러나 두 번째 러시아군 장성의 사망 소식까지는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지난 3월 8일, 우크라이나 방위군이 하루키우 인근에서 ‘비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소장을 사살했다고 밝힌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외에도 많은 러시아군 고위 장교들이 죽거나 다쳤다고 덧붙였는데, 지난 3월 6일에는, 키이우 인근 ‘호스토멜’에서 ‘콘스탄틴 지제프스키’ 대령을, 그 다음날인 7일에는 하르키우 인근 ‘추위우’에서 중령 2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일주일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장성 두 명을 잃은 충격이 컸던 것인지, 푸틴 대통령은 전쟁 중 최고위급 장성 8명을 해임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3월 10일, ‘올릭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회의 의장의 인터뷰를 보도했는데, 다닐로프 의장은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의 전략이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부딪쳐 사실상 실패했다”며 “이 과정에서 분노한 푸틴 대통령이 최고위급 장성 8명을 전격 해임했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에도 세 번째 러시아군 장성의 사망 소식이 채 하루가 되지 않아 전해졌다. 지난 3월 11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동부지역군 사령관이자 제29군 소속인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소장을 사살 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렇게 되자, 푸틴의 분노는 군 장성 해임에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 3월 11일 러시아 정보기관 추적 매체인 ‘아젠투라’는 러시아 연방보안국 해외첩보 부문 수장인 ‘세르게이 베세다’ 제5국 국장과 ‘아나톨리 볼류흐’ 부국장이 가택연금 조치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 3월 10일 영국 ‘더타임즈’는 가택연금 사실을 확인하며, 공식적인 이유는 ‘공금 유용’이지만 실제로는 ‘불완전한 정보에 대한 징계’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전 미국 국방정보국 요원 ‘레베카 코플러’는 ‘뉴욕포스트’에서 “푸틴이 정보 부실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푸틴이 전시 상황에서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문책성 인사를 이어가자 정신적인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13일 여러 외신 매체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국의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스’(Five Eyes)의 고위 인사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 했는데, 그는 최근 러시아 정부 관계자로부터 푸틴 대통령의 건강 관련 첩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로 이루어진 5개국 간의 군사 동맹 및 정보 네트워크이다. 이는 미국의 최우방국이자 가장 핵심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영미권 정보기관들이 군사정보의 수집, 공유 및 활용에 관한 협력을 목표로 UKUSA 안보 협정을 맺음으로써 창설되었다.
해당 인사는 “푸틴 대통령이 ‘로이드 분노’(Roid Rage)를 앓는 것으로 보인다”며 “푸틴 대통령의 정신 상태에 대한 정보는 인적 자원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 5년간 푸틴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변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소련의 정보기관인 KGB 출신인 푸틴의 속마음을 읽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푸틴의 판단들이 비이성적으로 읽힌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부디, 푸틴의 오판이 세계를 궁지로 몰고 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로이드 분노(Roid Rage)- 스테로이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분노 조절 장애 등의 뇌 질환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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