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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opinion

몸에 붙은 진드기를 손으로 잡아떼면 안되는 이유!?

by 1972 trist 2022. 6. 26.

mite
인간의 피부에 주둥이를 깊숙히 박고 피를 빨고 있는 진드기.

 

크기는 아주 작지만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진드기이다. 이 작은 진드기는 사람의 몸에 달라붙어 보통 3~4일, 길면 일주일 이상 사람의 피부에 주둥이를 박고 계속 피를 빠는 아주 지독한 거미강에 속하는 절지동물이다. 

 

더 놀라운 것은 진드기 몸의 변화인데 처음에는 아주 작고 납작했던 진드기가 피를 잔뜩 빨면 평상시보다 10배 이상 커져 마치 커다란 콩알처럼 보인다. 진드기가 피를 빨기 위해 피부 깊숙이 박아 놓은 침은 낚시 바늘처럼 갈고리 구조로 되어있어 한번 물면 잘 떨어지지 않고 손으로 진드기를 제거하려다 주둥이가 몸에 남을 수 있다. 

 

진드기의 생김새도 징그럽지만 더 끔찍한 사실은 이 진드기에 잘못 물리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2022년 5월 16일, 강원도에서 올해 처음으로 SFTS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바로 이 SFTS가 ‘중증열성혈소판증후군’이며 진드기가 옮기는 무서운 병이다. 

 

 

SFTS는 2013년 국내 첫 환자가 보고된 이후 매년 전국적으로 환자가 발생해 2021년까지 총 1,504명이 걸렸고 그중 277명이 사망해 약 18.4%의 높은 치사율을 보이고 있는 병으로 현재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따로 없는 상황이다. 

 

증상은 약 1~2주의 잠복기 이후 발열, 식욕 저하, 구토, 설사, 복통 등이 주로 나타나며 피 검사를 해보면 피 속에서 병균을 잡아먹는 백혈구와 상처가 났을 때 피를 멈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혈소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작은소참진드기’가 이 SFTS를 옮긴다고 한다.  

 

SFTS
이미지 출처- 보건복지부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진드기가 몸에 붙어서 피를 빠는 동안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는데 진드기의 침 속에는 마취와 염증 억제를 할 수 있는 여러 물질이 들어있어 한참 동안 흉터가 남을 정도의 상처를 내는데도 아픔은커녕 가려움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러 동물과 사람의 피를 빠는 과정에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옮기는 바람에 무서운 살인진드기가 된 것이다. 

 

작은 소참진드기만 SFTS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고 몇몇 참 진드기들이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진드기들은 생명력 또한 질겨서 대부분 피를 먹지 않고도 무려 2년 동안 생존할 수 있고, 장기간의 가뭄도 견딜 수 있으며 어떤 진드기 종 은 심지어 2~3일 동안 물속에서 생활할 수 있는 종도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진드기를 변기나 세면대에 버렸다가는 다시 기어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의외로 진드기들은 적극적으로 먹잇감을 찾아 나서는 편은 아니며 보통 풀잎 등의 끝부분에 올라가 앞다리를 뻗고 기다리고 있다가 동물의 털이나 인간의 옷이 스쳐 지나가면 자연스럽게 그곳에 달라붙어 함께 딸려가 피부로 이동해 피를 빠는 것이다. 그러므로 산행 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한 복장을 입고, 소매 끝은 여미고, 바지 끝단은 양말 속에 집어 놓거나 장화를 신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야외 활동이 끝난 직후 옷은 잘 털고 집에 가자마자 세탁하는 등 수칙을 잘 지킨다면 진드기에게 물리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애초에 수풀이나 나무가 많이 우거진 곳보다는 등산로를 이용하고, 풀밭에 돗자리 없이 마구 않거나 풀숲에 앉아 용변을 보는 일도 가급적이면 자제하는 것이 좋다. 

 

사실 진드기에 물렸다고 무조건 SFTS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진드기 중 약 0.5% 이하만이 SFTS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갖고있기 때문이다. 또 앞서 언급한 18.4%라는 치사율은 국내에서 SFTS에 걸리는 사람들 중 농촌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의 비율이 높아 나타나는 현상이고, 실제 치사율은 6% 정도라고 한다. 그러니 앞서 언급한 수칙만 잘 지킨다면 진드기가 무서워서 야외활동을 기피할 필요까지는 없을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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