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의 연료로 식용유를 넣는 것이 가능할까 싶지만, 사실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식용유를 연료로 하는 비행기를 띄우는 실험이 요즘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험을 하는 이유는 비행기가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기후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실 비행기는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탄소를 많이 배출한다. 비행기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항공유’ 즉 화학 연료가 들어가기 때문인데, 여객기(보잉 747) 한 대의 연료 탱크 용량은 약 20만 리터로 승용차 약 3,000대를 주유할 수 있는 양이다.
예를 들어 비행기를 김포에서 제주까지 편도 운행할 때 배출되는 탄소의 양이 약 78kg정도 된다고 하는데, 이를 상쇄하려면 소나무 12그루를 심어야한다고 한다. 또한 비행기가 운항하면서 항공유가 연소될 때만 탄소가 배출되는 것이 아닌, 이 항공유를 만들기 위해 원유를 채굴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 때로는 항공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항공기 운항 시보다 더 많다는 주장도 있다.
이렇게 비행기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항공업계도 이 항공유를 바꿔 탄소를 줄여 보려고 나선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친환경 연료’가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AF: sustainable aviation fuel)인 것이다. ‘SAF’는 화석연료 대신 우리가 먹는 식용유인 포도씨유, 카놀라유, 올리브유 등처럼 식물을 원료로 만든다.
그뿐 아니라, 패스트푸드점에서 감자튀김이나 닭을 튀긴 후 남은 기름을 사용할 수도 있고, 버려진 옷이나 음식물 쓰레기 같은 도시 폐기물 등을 재활용해 만들어 낼 수도 있으며, 연료 제조과정부터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수도 있다. SAF는 비행기에서 연소될 때도 기존 항공유보다 훨씬 적은 양의 탄소를 배출 하는데, 이렇게 원료 수급부터 소비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탄소배출량을 기존 항공유보다 80%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SAF는 별도의 추가 설계나 장치 없이 기존의 비행기에 그대로 넣으면 되기 때문에 기체를 바꿀 필요도 없다. 실제로 얼마 전, 한 비행기 제조사(Airbus)가 세계 최대 여객기인 ‘A380’을 이 연료만으로 운행하는데 성공했다. 550석의 초대형 여객기인 A380을 100% SAF만 사용해 이륙, 비행, 착륙까지 아무 이상 없이 안전하게 성공한 최초의 사례인 것이다.
국내 항공사 중 한 곳은 일부 국제노선을 SAF와 화학 연료를 섞어 운행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몇몇 국가들은 SAF를 화학 연료와 섞어서 운행하는 비행기만 오갈 수 있게끔 방침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SAF는 가격 면에서 기존 연료보다 비싼 것이 단점이라 상용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개발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소형 전기 비행기, 배터리 기술 개발 등 연료 개발 외에도 탄소 배출 줄이기 위한 항공계의 여러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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