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생기는 트러블 중에 가장 흔한 것이 여드름과 모낭염이다. 이 두 가지 질환은 겉보기에는 비슷하지만 발생하는 원인이나 치료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구별해야만 한다. 자칫 진단을 잘못하여 잘못된 치료를 받게 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드름과 모낭염의 차이점
여드름- 모공 안에 피지가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잘 배출되지 않아 생기는 질환이다. 모공의 안쪽 피지선에서 만들어진 피지는 모공을 따라 피부 밖으로 배출이 되는데 피지가 너무 많이 생성되거나 각질, 화장품, 노폐물 등으로 모공이 막혀 피지가 잘 배출되지 않으면 모공 속에 피지가 쌓이면서 여드름이 생기게 된다. 단순히 피지 덩어리만 쌓여 있으면 좁쌀 여드름, 염증이 생기면서 빨갛게 튀어나오면 화농성 여드름이라고 하는데 이중에서 화농성 여드름은 결과적으로 모낭에 생긴 염증이므로 모낭염과 비슷해 구분이 어렵다.
모낭염- 모낭의 세균 감염으로 생기는 질환이며 피부 표면에 있는 세균이 털을 타고 들어가 모낭 내에 염증을 일으킨 것이므로 원인 자체가 세균이기 때문에 피지와 관련 없이 발생한다는 점이 모낭염의 가장 큰 특징이다. 하지만 이 역시 모낭에 생긴 염증이기 때문에 화농성 여드름과 비교하여 겉으로 드러나는 생김새의 차이는 거의 없다.
여드름과 모낭염의 구분
육안으로 여드름과 모낭염을 구별하기가 어렵다면 그럼 어떻게 구별할까? 앞서 언급한 여드름과 모낭염의 차이로부터 이 두 가지 질환을 구분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둘 다 모낭에 생기는 염증이지만 서로 발생 원인이 다른데 여드름은 피지에 의해, 모낭염은 세균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피지의 유무에 따라 두 질환의 구분이 가능하다. 만약 뾰루지 압출 시 피지가 나왔다고 한다면 그것은 여드름이라 볼 수 있다. 반면, 피지가 나오지 않는다면 모낭염으로 판단할 수 있다.
보통 화농성 여드름은 압출 했을 때 노랗고 진득한 피지 덩어리가 나오고 모낭염은 묽은 액체나 고름 또는 피가 나오게 된다. 그런데 막상 압출을 해보면 헷갈리는 경우가 더 많은데 노란 덩어리가 나온 것 같긴 한데 묽고, 피지와 고름이 섞여 나오기도 하고, 나중에 피도 나오기도 하니 구분이 매우 어렵다. 이때는 한 뾰루지만 가지고 판단하지 말고 여러 개의 뾰루지를 압출해 보는 것이 좋다. 여러 개를 짜봤더니 피지가 대부분 이면 여드름이고, 피지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면 모낭염일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여드름과 모낭염의 구분이 어렵다면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여드름이 나면 얼굴에 전체적인 피지량이 증가한 상태이므로 뾰루지 형태의 화농성 여드름만 단독으로 생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자잘한 좁쌀 여드름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빨갛게 올라온 뾰루지 외에 얼굴의 다른 부위에 하얗고 좁쌀같이 올라온 병변이 혼재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여드름은 피지에 의한 질환이므로 피지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악화된다.
기름진 음식,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거나 체온이 오르는 상황, 지나치게 오일리한 화장품 사용, 두꺼운 메이크업, 스트레스나 생리로 인한 호르몬 변화 등이 피지분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증상이 재발하거나 악화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 여드름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면에 모낭염은 세균이 원인이기 때문에 주로 비위생적인 상황에 발생한다. 예를 들어 소독이 안 된 면도기로 면도를 하거나 지저분한 손으로 자주 얼굴을 만지면 생기기 쉽고,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되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여드름과 모낭염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위해서는 피지의 유무 및 임상적인 증상, 악화 인자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야하는데 이 과정이 사실 의사들도 쉽지 않다고 한다.
여드름과 모낭염의 치료
여드름은 피지로 인해 발생하는 염증이기 때문에 피지와 염증을 완화시키는 치료가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며, 참고로 치료법과 관리는 ‘얼굴에 좁쌀을 유발하는 피부 질환과 치료법 총정리!’ 또는 ‘여드름 피부에 좋은 비타민과 미네랄, 그리고 나쁜 비타민!’에 잘 나와 있다.
모낭염은 세균에 의해 발생한 모낭의 염증이기 때문에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가 기본적인 치료가 된다. 주로 모낭염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는 ‘테트라사이클린’ 계열의 미노사이클린과 독시사이클린 등의 경구제와 함께 뮤피로신 성분의 박트로반, 베아로반, 에스로반 연고 등이 많이 처방이 되는데 약 1~2주 정도만 치료해도 증상이 많이 호전되지만 재발이 워낙 흔하다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모낭염의 재발을 막기 위해 평소 피부 관리와 청결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피부를 청결하게 하겠다고 너무 과도하고 지나치게 세안을 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데 세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피부장벽이 손상되면서 오히려 모낭염이 더 쉽게 발생 할 수 있다. 깨끗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라는 의미가 절대로 얼굴을 박박 밀거나 각질을 과하게 벗겨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여드름과 모낭염의 구분을 위해 압출을 하여 피지의 유무를 파악해보라고 했는데 여기서 모낭염으로 의심된다면 가급적 압출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유는 손으로 건드리고 짜면서 염증이 더 심해지거나 2차적인 세균 감염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예외적으로 모낭충이나 말라쎄지아 등에 의해 모낭염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 세균에 의해 생기는 일반적인 모낭염과는 임상적인 특징에 미묘한 차이가 있으며 단순한 항생제로는 차도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는 전문의에게 진료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분명히 여드름은 아니고 모낭염이 확실한데 일반적인 항생제 치료에 반응이 없다면 꼭 모낭충이나 말라쎄지아에 대한 검사나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정리- 얼굴에 생기는 뾰루지가 여드름인지 모낭염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잘못 진단하고 잘못 치료할 경우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기 쉽기 때문에 올바르게 진단하고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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