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난성의 한 고속도로에서 거대한 트레일러를 뒤에 매달고 있는 해산물 트럭 여러 대가 전복되었다. 선두의 트럭이 사고로 인해 폭발한 후 뒤따라오던 트럭들마저 잇따라 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런데 전복된 트럭에서는 알 수 없는 액체가 쏟아져 나왔는데 이 소식을 들은 허난성 정부는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이며 긴급히 중앙정부에 연락함과 동시에 군대까지 출동시키는 것을 보면 이것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난성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 트럭이 운반하고 있던 액체는 바로 중국 산둥성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고 남은 방사성 폐기물이라고 한다. 중국 에너지 당국은 산둥성에서 사용한 핵폐기물을 위구르 지역에 묻기 위해 운반하다가 이런 참사가 벌어졌다고 밝혔는데 이 사건으로 유출된 방사능이 지하수로 스며들어 주변 허난성 주민들 중 무려 38만 명이 직접 방사능 피폭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허난성의 한 초등학교에서 재학생 100여 명이 장시간 코피가 계속 나는 등 집단 이상 발병 증세가 보고되었다고 한다. 지역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이상 증세를 호소한 초등생 자녀를 둔 주민 진 모 씨는 “얼마 전부터 아이가 코피가 나면 한동안 멈추지 않았고, 약을 먹기도 했는데 증세는 여전하다”면서 방사능 피폭에 의한 증상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호소했다. 그에 따라 허난성 정부는 책임구역 전역에 긴급사태를 선포했지만, 피해는 중국의 일개 성 하나로 끝나지 않을 모양이다.
황하와 인접한 허난성의 위치상, 이번에 오염된 지하수가 무분별하게 황하와 양쯔강으로 흘러들어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칭화대의 예쭝광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이에 대하여 “과거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건도 때에도 가장 공포의 대상이 지하수 오염이었다. 이번 허난성 방사능 유출 사건에서 중국 정부는 지하수 오염을 막지 못한 듯하다”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그것을 증명하듯이 황하와 인접한 산시, 산둥, 허베이 등지에서 이유 없이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가 보고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허베이성 룽화 현의 한 중학교에서는 학생 135명이 방사능 오염수로 추정되는 물을 마신 뒤 이상 증세를 보였다. 즉, 이는 황하를 타고 점점 서해 쪽으로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되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예쭝광 교수의 예측대로 오염된 허난성의 지하수가 황하를 타고 서해로 유출되면 우리나라가 입을 피해가 엄청난데 그 이유는 바다로 유출된 방사능 오염수가 서해에서만 머무르지는 않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과학기술원의 해양 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서해의 물길은 남쪽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해류와 맞물려 한국 동해로 흘러들어간다고 한다. 따라서 중국의 오염수도 이 물길을 타고 한국의 남해를 거쳐 동해까지 퍼지게 되는 셈이다. 이로 인해 한국의 수산 자원이 모두 방사능으로 오염됨은 물론이고 바다 근처에 사는 한국인들이 억울하게 피복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 얼마 전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능 누출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는데 만약 이번 허난성 방사능 누출이 가져올 피폭량까지 누적된다면 한국인들이 입게 될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의 모든 바닷길이 교차하는 남해와 제주도의 경우 모든 수산 자원이 방사능에 피폭된다면 어민들의 엄청난 경제적 피해 역시 예상되는 상황, 따라서 이번 허난성 오영수 유출 사건이 바닷길로 그대로 이어진다면 중국 정부는 전 세계적인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직면한 것은 국제적인 책임뿐만이 아닌 듯하다. 중국 통지대 토목공학과 교수인 좡샤오잉은 “허난성 에서 유출된 오염수가 서해로 흐르는 양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이 연구한 전망을 발표했는데 그는 황하에 지어져 있는 엄청난 수의 댐과 현재 방사능으로 오염되고 있는 수많은 지류에 주목했다. 그 댐들이 허난성 오염수가 서해로 흐르지 못하게 가둬두는 동안 오염된 물이 황하의 다른 지류들로 차례차례 스며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보고되고 있는 중국의 방사능 피폭 사례를 보면 황하를 타고 빠르게 서해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라, 내륙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강한데, 대표적으로 가장 최근 피폭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보고된 룽화 현의 경우 황하와 그 거리가 상당히 멀어 오염수가 확산 중이라는 좡샤오잉 교수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그에 따라 중국 정부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사능 오염수를 서둘러 서해로 배출하기 위해 댐 수문을 전면 개방할 경우 황하 유역에 있는 중국의 도시들은 강의 범람으로 초토화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반대로 지금과 같은 상황을 유지할 경우 중국인들의 방사능 피폭 사례가 지속적,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됨은 자명한 사실인 것이다. 양자 중 어느 쪽을 택해도 중국의 엄청난 피해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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