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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opinion

한국에서 흘린 일본 아이돌의 눈물.

by 1972 trist 2022. 1. 25.

 

한국과 일본의 위치는 서로 가까이 붙어있는데 이상하게도 그 둘의 문화는 많이 다르다. 그런데 외국인들의 눈에는 이조차 특별하게 보일지 모를 수 있다. 최근 연예계 문화의 종합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돌 시장도 한국과 일본은 많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Murakawa Vivian
일본 아이돌 ‘HKT48’의 멤버 무라카와 비비안

일본의 경우는 약 1억 명이 넘는 인구수를 바탕으로 주로 내수에만 집중하는 모습으로 세계적인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그와 반대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전통 문화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대중성까지 모두 잡아 버린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퍼포먼스와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해외 팬들은 일본 음악을 ‘갈라파고스 음악’이라고 평가하기도 하는데 마치 외부와의 접촉이 전혀 없이 고립되어 고유종을 진화시킨 갈라파고스 제도와 같이 일본 음악들은 외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글로벌한 대중성 없이 발전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해외 팬들의 비판과는 달리 아직도 일본 팬들은 자신들의 음악이 세계적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Yahoo JAPAN의 ‘K-POP은 어떻게 세계를 뜨겁게 달구는 것인가?’라는 칼럼의 댓글들을 보면 일본인들의 생각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K-POP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는 칼럼에 일본 네티즌들은 ‘이미 J-POP이 K-POP을 뛰어 넘은지 오래,’ ‘BTS는 한물갔다,’ ‘전 세계가 일본문화만 찾고 있는데 왜 K-POP타령 이냐,’ ‘K-POP은 혈세로 음반 사재기를 해서 잠깐 뜬 것일 뿐, 결국 다시 J-POP이 세상을 주도하고 있다’라는 말도 안 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한국은 문체부를 중심으로 문화사업에 일부 투자를 하고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시장 활성화를 위한 경제적 목적의 투자일 뿐이며 이 같은 투자는 프랑스, 영국, 미국 등 다른 국가들도 모두 다 하는 경제부흥정책이다. 오히려 일본 정부가 GDP대비 가장 많은 돈을 J-POP 홍보에 쏟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자기기만으로 일관하고 있는 일본 네티즌들의 댓글들, 하지만 이러한 댓글에는 좋아요가 수십 개 씩 찍혀있는 것이 현실이며 그리고 이것은 일본인들이 이러한 댓글들을 진심으로 믿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일본 열도 전체가 ‘J-POP은 세계적이다’라는 망상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웃지 못 할 상황도 일어나곤 하는데 일본인들이 평생 일본에서만 살다가 어쩌다 해외로 나가면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 전혀 다르다 보니 혼돈이 생기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하는데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일본 아이돌 ‘HKT48’이다. 

 

HKT48
HKT48

과거부터 HKT48은 각종 차별성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켜왔는데 한창 초계기 사건으로 한일 정부 간 갈등이 고조되었을 무렵, HKT48의 한 맴버는 방송프로그램에 나와 ‘한국 군대는 질투하는 여자아이 같다’라는 황당한 발언을 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한 멤버는 공연 도중 ‘한국 가수는 수준이 낮다, 수준 높은 일본 아이돌들을 사랑해 달라’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던 중 사건이 터져 버리게 되는데~ 바로 한국의 ‘MNET’ 채널에서 ‘프로듀스48’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의 K-POP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던 ‘CJ기업’이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소식은 일본에도 전해졌는데 이때 HKT48의 기획사 측이 아이돌 멤버들에게 했던 말이 유출되어 그 논란이 시작되었다. 

 

HKT48의 멤버였던 ‘사시하라 리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일본에서 팔리지 않는 멤버들만 프로듀스48에 참가하는 것이 옳다’라는 소속사의 입장을 전한 것이었는데 이는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 이유는 누가 봐도 한국 아이돌은 자신들의 발밑에 있다는 뉘앙스의 말이기 때문이었다. 당시 이미 K-POP은 전 세계에서 엄청난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던 상황이고 반면 일본 연예계에서는 세계시장에서 내세울만한 그 무엇조차 없었기에 이러한 일본 아이돌의 발언은 전 세계 K-POP 팬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에도 그 어떤 해명조차 내놓지 않았던 HKT48, 결국 프로그램은 시작됐고 HKT48의 많은 인원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HKT48의 멤버들 중 한명이 바로 ‘무라카와 비비안’이었는데 무라카와 비비안은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은 멤버였다. 얌전한 성격, 사근사근한 목소리 등 일본의 전통적인 여성상에 제일 부합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녀는 한국의 프로듀스48 프로그램 참가를 위한 출국을 앞두고 일본 팬들과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도중 흥미로운 발언을 하게 되는데 바로 ‘자신은 한국에 가서 슈퍼스타가 될 것이며 한국에서 최대한 단기간에 성공한 이후 일본으로 돌아오겠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그녀는 ‘한국 아이돌 시장은 개인의 능력보다는 기획사의 이미지 메이킹이 더 중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발언도 덧붙였다. 

 

하지만 막상 프로듀스48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그녀의 자신감은 온데간데없어졌다. 다른 아이돌 연습생에 비해 형편없는 실력을 연이어 선보이다 결국 그녀는 45등으로 프로그램 시작 8회 만에 방출되어버렸다. 심지어 방출 당하기 직전 ‘배윤정’ 트레이너 를 포함한 심사위원들에게 ‘너무 못한다~ 어떻게 뽑힌거냐?’라는 혹평까지 들으면서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이 광경을 지켜본 한 해외네티즌은 이것이 한국과 일본의 차이 라며 일본이 갈라파고스를 깨고 나오지 않는 이상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내수 시장에 빠져 글로벌화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일본문화, 이들이 갈라파고스를 벗어나지 않는 한 일본 문화의 고립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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